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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5. 분재수를 심는 위치, 방향, 각도

설과송 2014. 6. 30. 23:11

 

5. 분재수를 심는 위치, 방향, 각도

 

정면 선정의 기준에 따라 정면을 선정했으면 그에 따라 분재수를 심어야 한다.

실제에서는 정면을 선정할 때 이미 심는 위치와 깊이, 정면의 방향과 기울기 각도를 다양하게 검토하여 선정하게 된다. 분에 심을 때는 정면 선정 때 잠정적으로 결정된 깊이와 각도를 실제로 비교 검증하여 최종적으로 조정, 결정하게 된다.

 

분재수를 심는 방향과 깊이, 위치와 각도의 선정이나 변경은, 이후의 가지의 전정과 배양으로는 가져올 수 없는 수형상의 구조적, 구도적 변화를 가능하게 하므로, 수형의 자세를 잡는 대단히 중요한 과정이다.

 

같은 분재수라도 정면의 선정, 심는 깊이, 위치, 줄기와 수심의 기울기, 각도의 조정에 따라, 줄기 하부의 상처나 단점의 노출을 개선하거나 피할 수도 있고, 나무의 인상과 흐름을 결정하는 사뭇 큰 차이에서부터 미묘한 분위기의 차이를 가져오게 되므로, 나무의 장점과 개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으면서 나무가 가진 단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 본다.

 

심는 각도와 기울기, 깊이의 조정으로 심는 각도를 변경했을 경우 그에 따라 수심이나 가지의 방향이나 각도도 수정이 필요하다.

 

분재수를 심기 전에 분재수를 심을 분재분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므로 먼저 분재분 크기의 선택과 관련하여 간략히 살핀다.

 

 

1) 분재분 크기 선택의 일반적 기준과 원리

완성단계의 나무에서 분은 분재수를 돋보이게 하고 분재로서의 품격을 결정하는 구실을 하므로 분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분재수의 크기, 수종, 수형, 꽃과 열매의 색상, 표현하고자 하는 경치에 따라 분재분의 크기, 깊이, 형태, 유의 색상, 그림 등을 고려하여 알맞은 분을 선택하여야 하는데,  이는 따로 살피고 공부해야 할 만큼 깊이와 넓이를 갖는 영역이자, 미적 감수성의 학습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다.

여기서는 간략히 수형 완성의 바탕이 되는, 크기와 관련한 일반적 선택 기준만을 살핀다.

 

① 분은 분재수의 수고(樹高), 분재수 횡폭의 2/3 정도 크기가 바람직하다.

- 분이 크면 나무가 작고 빈약해 보인다. 분재수보다 분이 작아야 나무가 단단하게 응축된 느낌을 주는 동시에 대목감과 큰 경치를 느끼게 한다.

- 분이 크면 분토의 온도가 낮아져 뿌리 발달이 약화되고, 분이 너무 작으면 뿌리의 생장이 곧 장애를 받아 정지되게 된다.

- ‘ 2/3 ‘ , 이 비율은 황금비율, 황금분할에 해당한다.

② 수고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분의 좌우폭은 나무의 좌우폭보다 작아야 한다.

③ 수고가 화분 가로 길이보다 길어야 하고 1지의 길이가 화분의 세로 길이보다 길어야 한다.

- 역시 분재수가 화분의 크기에 묻히지 않고 대목감을 확보하기 위한 원리이다.

 

< 참조 : 황금비율, 황금분할>

고대 그리스에서 발견되었고, 사물의 형체에서 가장 조화롭고 정도된 비율이라 하여 황금비율이라 이름한다.

‘1 : 1.61803수렴하는 다음과 같은 비율이다.  1/1, 1/2, 2/3, 3/5, 5/8, 8/13.

특히 시각(視覺)에 호소하는 도형이나 입체 등에서 이 비율을 많이 이용해왔다. 건축, 조각, 회화, 공예(工藝) , 조형예술의 분야에서는 조화와 통일의 원리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 자연에서 조화가 잡힌 형태, 예를 들면 잎맥[葉脈], 종자의 형상, 조개껍데기 소용돌이, 세포의 성장 등에서도 이 비율을 찾아볼 수 있다.

황금비는 일상 생활 속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엽서, 담배갑이나 명함의 치수 등도 두 변의 비가 황금비에 가깝다. 물건을 선택할 때 대부분의 사람은 무의식 중에 황금비의 치수를 취하고 있다.

 

 

2) 심는 위치와 각도

분재수를 분에 심을 때 심는 깊이, 위치, 각도 선정의 일반적 기준은 다음과 같다.

 

2-1) 깊이

① 그루솟음새가 부각될 수 있도록 그루솟음새의 뿌리직경 부분의 높이를 화분의 높이와 비슷하게 하거나 조금 높게 심는다.

② 뿌리뻗음새가 줄기 직경의 2~3배 정도 분토 위로 드러나 보이도록 얕게 심는다.

- 단 천근성 수종으로 물을 좋아하는 수종을 너무 얕게 심으면 물끊어짐이 발생하기 쉽다.

③ 뿌리 부위나 그루솟음새에 단점이 있을 경우 그것이 가려지도록 깊이와 방향을 조정하여 심는다.

④ 일반적으로 물을 주었을 때 용토가 밖으로 넘치지 않고, 또 물이 분에 머무를 수 있도록 분 가장자리 용토의 높이가 1cm 정도 분 테두리보다 낮아지도록 심는다.

 

2-2) 평면상의 위치

① 분의 정중앙을 피하여 분의 앞 뒤 공간이 3 : 2 비율이 되는 위치 곧 앞쪽이 넓으면서 약간 한쪽 옆으로 비낀 위치에 심는다.

- 분재는 좁은 분토 위에 가능한 한 큰 경치나 자연경관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고, 분은 분재에 있어 그 수목 혹은 수형이 자라는 대지나 자연을 상징하는 것이므로, 넓은 경치의 표현을 위해서는 분의 앞 부분을 넓게 비워야 한다. 작은 분 위에서 큰 공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기법이다.

- 분의 앞 부분이 좁으면 답답할 뿐만 아니라, 앞에서 뒤까지의 거리를 조감하는 원거리감을 가질 수 없어 큰 경치를 느낄 수 없다.

② 동시에 좌우로도 크게는 3 : 2, 작게는 10.5 : 10정도의 미세한 차이가 있는 위치, 곧 좌우로 보아 어느 한 쪽이 뚜렷이 혹은 미세하게 넓어지는 위치를 선정해 심는다.

- 좌우의 중심에 심지 않는 것은 큰 경치를 표현함과 더불어 인위적 정형성을 피하고 자연스러움을 얻기 위해서이다.

심는 위치는 수심에서 뿌리부분까지 일자로 그려보아 양감이 많은 쪽, 아래 가지가 더 긴 쪽에 화분 공간을 더 많이 할당한다.

? 표준굽은줄기수형(모양목)의 경우 줄기가 흐르는 방향 쪽이, 기운줄기수형의 경우 줄기가 기울어진 쪽이 넓은 여백을 가지도록 심는다.

- 여백이 없이는 큰 경치, 넓은 자연경관을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좌우로는 줄기 아래 쪽의 첫 가지나 둘째 가지에서 긴 가지 쪽이 넓은 여백을 가지도록 심는다.

④ 단 예외로 정사각분에서는 한 가운데 심는 경우가 많다.

- 원분, 타원분, 직사각분, 팔각분 등의 경우 모두 한 가운데 심지 않지만, 정사각분에서는 한 가운데가 가장 좋은 경우가 많다. 정사각의 경우 공간을 비우기 어렵고 비운 공간이 자연스럽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④ 콩분재 크기의 경우에는 여백을 부여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심는 위치를 고려하지 않는다.

 

2-3) 정면의 방향 선정

그루솟음새, 줄기의 모양, 가지의 배치와 순서는 정면 결정의 3요소이다.

- 그루솟음새, 줄기의 모양은 배양과정에서 변화를 주기 어려운 부분이므로 이를 우선하여 살핀다.

그루솟음새, 줄기의 모양. 가지의 배치와 순서가 좋은 방향이 서로 어긋나 결정이 어려우면 수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들의 종합으로 판단한다.

- 뿌리뻗음새, 그루솟음새, 좌우가지폭의 크기와 방향, 줄기곡의 흐름, 가지의 배치와 순서, 상처의 유무 등 그 나무의 장점과 개성이 종합적으로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각도를 선정한다.

③ 뼈줄기와 뼈가지는 그 곡과 더불어 살아있는 줄기 선이 정면에서 보이는 각도를 취하여 심는다.

 

2-4) 줄기의 기울기 각도

분재의 수심부 꼭대기에서 분을 향해 수직으로 내린 선을 수형중심선이라 한다.

수형중심선이 분의 정중앙에 가까울수록(곧은줄기수형과 표준굽은줄기수형) 안정감이 있고, 분 가장자리에 가까울수록(기운줄기수형) 안정감은 줄어들면서 나무의 흐름은 부각된다. 중심선이 분을 벗어나면(벼랑나무수형) 나무는 극히 불안정해지면서 줄기의 흐름은 더 큰 역동성을 갖게 된다.

 

 

중심선이 분의 중앙을 벗어나 분 가장자리에 가깝기 때문에 중앙에서 벗어난 만큼 불안정해지지만 나무의 흐름은 부각되고 있다. 

1지도 포인트 가지로 줄기의 역동성을 부각하고 있다. 심는 위치는 줄기가 기울어진 쪽에, 길이가 긴 1지 쪽에 넓은 공간을 할당하고 있다.

중심선이 분 중앙에 가까이 있는 만큼 안정적이고, 중심선이 중앙에서 떨어진 만큼 인위성을 벗어난 변화를 느끼게 된다.

 

둘을 비교해 보면 포인트가지의 기울어진 각도와 줄기의 기울어진 각도가 비례하고, 기울어진 정도에 따라 가지의 길이에 차이가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수형의 변화는 이와 같이 수형 구성 요소 간의 미세한 상호작용임을 함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정면을 결정하여 심고 난 후에는 다시 한 번 예상 수고와 수폭, 수형을 가늠하여 배양의 방향을 결정한다.

완성목의  경우, 중국이나 일본 분재에서는  초가(草家)나 인형(人形) 등의 첨경물(添景物)을 활용하여, 표현하고자 한 경치를 시각적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한국분재에서는 드물게 시도되고 있다. 그 외 분토에 이끼를 입혀 고태를 돕기도 한다. 한국의 고전분재에서는 거의 대부분 분 위에 돌을 함께 올려 자연경을 표출한다.

 

 

3) 심는 위치의 조정 사례

① 곧은줄기수형일수록, 좌우 대칭이 엄정할수록 심는 위치는 정중앙에 가까와진다. 그러나 뿌리 형태의 완만함으로 미묘하게 좌측에 넓은 감을 주고 있는 예

 

 

② 곧은줄기수형 장방형분에 좌우폭을 4:3 정도 비율로 차이를 뚜렷이 부각한 예. 곧은줄기수형의 전범적 수형인데 분의 중앙을 피하고 있다.

 

 

수심부와 뿌리뻗음새의 가운데 위치가 다를 때는 수심부로 정중앙에서의 변화를 표시한 예.

뿌리직경 기준으로는 5:5, 수심부 기준으로는 5:4 정도의 비율이다.

 

 

같은 곧은줄기수형이라도 타원분은 특히 넓은 공간을 표현하고자 하는 분이므로 장방형 분보다 공간 비율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예. 좌우 9 : 11  정도의 비율.

 

  모두 줄기의 좌우 분토상의 공간에 나무의 개별적 특성에 따라 자연스러운 차이를 갖는 여백을 부여하고 있다.

 

 

 

 

 

 

출처 : 마음의 정원
글쓴이 : 심천(心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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